「체리」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2
명심하세요. 목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당신은 영웅입니다.
2025-06-18 ~ 2025-06-24
KPC 쿠로미츠 하카리 PC 체이스 카산드라

긴급 속보로 어수선한 거리 한가운데, 술렁이는 분위기 속에서, 당신은.
아니, 나는.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1231……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심,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여전히 정의를 수호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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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잘 지냈을까요?
뭐, 그건 상관없습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잿빛 세계를 밝히는 휘황찬란한 청색 네온사인.
그런 것들을 보고 있다는 것은, 아직은 ‘잘’ 지내고 있다는 증거잖아요.
그리고 이곳은 안전지대의 한복판.
대형 스크린에서는 휘황찬란하게 광고가 번쩍거리고…
그대로 화면이 멈춥니다.
불길하게 깜빡이던 화면 위에 떠오르는 단어,
함께 떠오른 것은 낯선 아나운서의 얼굴입니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대본을 몇 번 고쳐 잡은 뒤 가까스로 말합니다.
아나운서: 최강의 인류들로 구성된 특수 전투 부대, AOC는…….
아나운서: ...
오늘 자정, 본부에서 A급 범죄자들의 공개 처형식을 거행합니다.
“죄목은 본부의 주요 기밀 및 전력 강제 탈취, 안전지대 곳곳에 파견된 대원들의 조속한 귀환을 요구하는 바이며…….”
아나운서의 뒤로 익숙한 AOC 건물과 함께 처형이 예정된 'A급 범죄자'들을 촬영한 영상이 지나갑니다.
긴급 속보로 어수선한 거리 한가운데, 술렁이는 분위기 속에서, 당신은.
체이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지목된 범죄자들은 또 다른 AOC 대원들이며, 그 죄목은 하카리와 체이스가 저지른 것입니다.
당신은 이것이 경고임을 깨닫습니다.
본부의 주요 기밀을 알아차리고 무단으로 이탈한 체이스와 하카리, 두 사람이 조속히 복귀하지 않으면 동료들을 한 사람씩 제거하겠다는 경고 말이에요.
익숙한 비일상 감에 척추를 타고 전율이 흐릅니다.
체이스:
SAN Roll
기준치: 74/37/14
굴림: 66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이성 감소 없음.
긴급 속보가 흘러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당신은 평범하게 점심을 조달하기 위해 도심 한복판에 있던 빵집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자유를 얻은 그 날로부터 벌써 1년이 흘렀네요.
당신은 크리쳐를 죽이고 터뜨리는 대신 다른 일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안전지대 밖을 벗어나긴 어려우니... 이놈의 월세는 갈수록 더 비싸졌고요.
그리고, 지금의 자리를 잡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나요?
이제야 평화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는데, 당신의 괴로울 정도로 날카로운 감은 뾰족하게 경보를 울립니다.
어떻게 엮이든 위험한 일이 생길 거라고!
체이스:(맞서 싸운다라... 만약 그가 혼자였다면 맞서 싸웠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에게 제 반려는 너무나도 소중한 이기에, 크리쳐로 변했다고 한들 그의 죽음을 보는 것에 거부감이 안 들 수는 없겠지. 그러므로 그의 선택은 외면이었다.)
네, 맞아요.
뭐, 지금은 군인도 아닌데 굳이 그런 걸 고를 필요도 없긴 하지만요!
그리고, 당신은 '어떤 위협'을 느끼고 다섯 걸음 물러섭니다.
민첩한 반사 신경은 어떤 생활을 했더라도 조금도 녹슬지 않았습니다.
그 직후, 철퍽! 소리와 함께 체이스의 주변으로 붉은 액체가 튀어 오릅니다.
체이스의 옷에도 몇 방울이 묻어버렸습니다.
이것의 정체는 평범하게…
파스타 소스를 끼얹은 사람(기절 상태)입니다.
하카리:체이스!
그리고 하카리가 등장합니다.
하카리는 근처 빵집에서 레토르트 파스타를 먹으며 속보를 보다 추격자에게 습격당했습니다.
포크와 먹던 파스타만을 사용해서 제압했으나, 상당히 배가 고팠기 때문에 지금은 엎어진 파스타에 신경이 쏠려있을지도.
하카리:... 앗, 파스타...
이, 이게 아니지... 뉴스, 봤어요?
체이스:(피가 아니었구나. 좀 황당...) 방금 봤네. 자네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하카리:사실 안면도 없긴 하지만... 저희 때문이라면 찾아는 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네요. 양심이 삼각형 모양으로 찌르는 기분이거든요... (은은) 함정이긴 하겠지만요.
체이스는요? 어떻게 하고싶어요?
체이스:나는 (잠시 침음을 흘린다. 고민하는 낯.) 그래, 자네의 말대로야. 찾아가야지. 그동안 줄곧 외면해 왔으니... (업보일까. 그런 시시한 생각이 들었다.)
하카리:좋아요. 그러면 일단... 돌아가서 이것저것 챙기고 준비를 한 다음에 출발할까요?
체이스:그렇게 하지. 크리쳐가 됐다고 한들 너무 무리하지는 말게나.
하카리:걱정 마세요. 마녀는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가 정설이잖아요?
맞아요! 지금 가기엔 우린 시민 A, B 정도니까요.
숙소로 돌아가 짐을 챙기도록 하죠.
숙소에서 우리는 AOC의 군복을 꺼냅니다.
잠입할 에정이라면 이보다 좋은 작업복은 없으며, 혹시 모를 상황에 몸뚱아리 정도는 막아줄 수 있겠죠.
서스펜더를 조이고 조끼를 여민 뒤 거울을 보면, 1년 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당신의 모습이 비칩니다.
Announce:무기나 회복용품을 챙길 수 있습니다. 탄환은 극소량 존재하며 음식이나 음료수를 챙길 경우 체력과 이성치를 1씩 증가시켜줍니다. 한 사람당 각각 최대 2개씩 챙길 수 있습니다.
체이스:(고민 없이 탄환과 음료를 챙긴다.)
GM:소지품에 탄환과 음료가 추가됩니다.
하카리:(필요해보이는 것들을 이것저것 챙긴다)
준비는 끝났나요?
체이스:그래. 출발하도록 하지.
준비를 끝낸 우리는 도망쳤던 곳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그 모든 사건이 있었음에도 당신은 정의를 추구합니다.
아니,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걸지도 모르죠.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안전지대의 치안은 AOC가 담당합니다.]
밖으로 나서는 걸음은 새하얗게 쌓인 눈 위로 묵직하고 정갈한 발자국을 남깁니다.
숨을 들이마시면 여전히 폐의 깊은 부분까지 얼어붙는 듯한 추위, 안전지대의 겨울은 매섭습니다.
날카로운 눈보라가 휘몰아칩니다.
신뢰감 넘치는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이 그에 따라 휘날립니다.
회색 세계에 걸맞은 회색 건물, 그리고 청색 유리창, 정의와 안전의 상징인 특수 부대 AOC, 이제는 익숙하고 지겹고 끔찍한 당신의 예전 직장입니다.
몇 번의 추적자가 찾아올 때까지만 해도 이곳으로 돌아오리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곳까지 어떻게 왔나요?
억울하게 누명을 쓴 동료들을 구하겠다고 다짐했나요, 아니면 자백하고자 하는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찾아왔나요?
체이스:(마음가짐은, 글쎄. 그는 아직 확답을 내리지 못했다. 무작정 구하기에는 함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백하기에는 평화가 사라진다는 불안감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기에. 다만 그것을 티 내지는 않는다. 여상한 낯으로 걸음을 옮길 뿐이다.)
당신다운 고민이네요.
하카리:저희 군복도 입은 김에 당당히 들어갈까요, 아니면 은밀하게 들어갈까요?
체이스:(곰곰...) 혹시 모르니 은밀하게 들어가는 건 어떤가?
하카리:좋아요, 따라오세요!
길 안내는 하카리가 앞장섭니다.
알려지지 않은 루트를 예전에 파악해뒀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면서요.
특별히 대단한 길은 아닙니다.
이따금 농땡이를 피우는 대원들이 지나가는 길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카리:체이스, 기어가는 쪽이 좋아요 아니면 날아가는 쪽이 좋나요?
체이스:...뭘 하려고 그러나?
하카리:사, 상부의 허를 찌르는 마녀다운 루트로 가기요...?
체이스:(잠시 이마 짚는다...) ...마녀답게, 나는 쪽으로 가지.
하카리:좋아요...! (발그레)
AOC 본부 근처, 옆 건물로 올라선 뒤에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이 길이야말로 무식하고 저돌적인 침입의 극치라는 사실을요.
아무도 하카리에게 인간은 날 수 없다고 가르쳐주지 않았던가요?
안전장치가 제대로 되어있는지 의심스러운 장치를 체이스의 조끼에 묶으며 하카리는 당신을 안심시킵니다.
하카리:걱정 마요, 마녀는 종종 날아다니는 존재니까요. 저 믿으시죠?
체이스:(작은 한숨을 내쉬더니 씩 웃는다.) 내가 자네를 안 믿었던 적이 있었나.
수락과 동시에 하카리는 체이스를 껴안고 뛰어내립니다.
어느새 반대편 건물에 고정해두었던 건지, 두 사람을 지탱한 와이어에 의지한 채 호를 그리며 날아갑니다.
한 번, 두 번, 세 번, 몇 번에 걸쳐 건물 외벽을 밟고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했을 때, 아까보다 한층 더 날 선 겨울바람이 매몰차게 얼굴을 때립니다.
휘날리는 앞머리 사이로 드러난 하카리의 두 눈은 근래의 1년 중 제일 반짝이고 있습니다.
하카리:어쩌면 이런 경험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당신을 안은 채 옥상으로 일절 충격 없이 가볍게 착지한 그는 가볍게 덧붙입니다.
하카리:지루한 임무가 아니라 재미있는 작전을 체이스랑 해보고 싶었거든요.
찡그리듯 웃으면서요. 허공으로 떠올랐다 가라앉은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흐트러지며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하카리는 체이스의 조끼에 걸린 와이어 고리를 풀어주곤 그대로 등을 돌립니다.
이곳은 AOC 건물의 옥상입니다.
어디로 가야 할까요?
체이스:그나마 CCTV가 적은 루트...는 있나? (하카리 봄)
하카리: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요? 일단 군복이니 크게 티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잠시 생각하다가) 지하보다는... 꼭대기 쪽에 수뇌부나 인질들이 있겠죠?
체이스:(잠시 턱을 매만진다.) 그럼 인질이 있는 쪽으로 먼저 가는 편이 좋겠군. 최상층부터 확인해보지.
하카리:좋아요. 이동할게요.
우리는 옥상에서 시작했기에 최상층에는 무리 없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하카리는 체이스를 뒤로 한 채 앞장섭니다.
몇 발자국 걷던 그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검지를 입가에 가져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취합니다.
그저 돌입할 생각뿐이었는데, 소강당 문이 살짝 열려 있습니다.
내부를 들여보나요?
체이스:(문 틈 사이로 안을 확인해본다.)
그 안을 본다면….
소강당 안에는, AOC의 전투복을 입은 사람들이 빽빽하게 열을 맞춰 정면을 보고 있습니다.
각 잡힌 자세와 특수한 제복, 분명 체이스와 하카리가 입고 있는 특별 제작 군복입니다.
문득 당신은 깨닫습니다.
이들은 전부 당신과 같은 최강의 인류들이라는 사실을요.
총 100구역으로 나누어진 안전지대의 최전방을 담당하는 200명의 특수 부대원, 언제나 2인 1조로 행동하며, 하나하나가 일당백인 최대 전력이라고 할 수 있죠.
평소에는 크리쳐와의 공방으로 바빠서 모일 일이 전혀 없는데, 어쩐 일로 한 곳에 모인 걸까요?
체이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바쁘게 눈을 움직이던 당신은 군인 중 한명이 딴짓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한 손을 뒤로 한 채 휴대폰으로 스도쿠를 하고 있네요.
과연 딴짓의 솜씨마저 최강입니다.
... 가 아니지!
그보다, 여기 인원은 100명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소강당이니 그런 걸까요?
그들의 앞으로, 뒷짐을 진 사람이 걸어 올라갑니다.
창백한 인상의 남자가 탁상 위에 놓인 마이크를 고쳐 잡자, 거슬리는 굉음이 울려 퍼집니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AOC의 최고 권력자, 소장입니다.
체이스:
심리학
기준치: 55/27/11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평온한 상태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잘 모르겠네요.
마이크로 웨이브:당신들의 임무는 본부, 더 나아가 안전지대 전부를 지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침착해보이는 소장입니다.
마이크로 웨이브:이번 처형식에 관해서는 다들 보도를 통해 알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그들이 저지른 행위가 다름 아닌 안전 지대의 정부에 반하는 테러나 마찬가지인 만큼,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본보기를 보이고자 극단적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누군가가 질문합니다.
AOC 대원: 안전지대의 최전방을 일반 부대에게 맡기고 중심부로 전원 집합할 만큼의 사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상층부에서는 대규모 폭동이라도 일어나리라 생각하는 겁니까?
마이크로는 다시 한번 땀을 훔치곤 마이크를 고쳐잡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번 바닥으로 추락한 마이크가 또 요란한 소리를 빚어냅니다.
그는 벌벌 떠는 손으로 마이크를 탁상 위에 올리곤 말합니다.
마이크로 웨이브:유감스럽게도 그렇습니다.
요즘 안전지대 정부의 대 크리쳐 정책에 반항심을 품은 불순한 단체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가장 중요한 타이밍에 최강의 인류인 여러분을 선보이는 것으로 위기감을 줄일 시기입니다. 이번 처형식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모든 언론이 주목할 것이고, AOC와 정부의 힘을 보여줄 좋은 기회입니다.
다시 한번 말하겠습니다, 당신들의 임무는 본부, 더 나아가 안전지대 전부를 지키는 것입니다.
의심하지 마십시오, AOC야말로 정의입니다.
마지막 말만큼은 기묘할 정도로 확고하게 들렸습니다.
연설이 끝난 뒤 소장은 전원 AOC 본부 전체를 돌며 반란 분자가 잠입하지 않았는지 순찰할 것을 명한 뒤 자리를 뜹니다.
소강당의 문이 열리기 전, 하카리는 체이스를 잡아당겨 잠시 몸을 숨겼다 빠져나오는 군복 무리들 틈에 섞입니다.
자연스럽네요!
낯선 얼굴도, 낯익은 얼굴도 보입니다.
하카리는 체이스에게 낮게 속삭입니다.
하카리:기관이긴 하지만... 조금 기묘한 부분이 있죠?
체이스:(고개를 작게 주억인 그가 따라서 낮게 속삭인다.) ...말로 회유하기에는 어렵겠군.
하카리:그렇다면 인질들을 데려가 골탕이라도 먹여야 할 것 같아요. 저희도 저 틈바구니에 끼어서 이동할까요?
체이스:그렇게 하지. (숨어서 이동하는 건 오히려 눈에 띄니... 자연스럽게 인파에 섞여든다.)
AOC의 건물은 최상층을 제외하면 총 36층이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대원들이 나뉘어 순찰할 곳을 정하고 있네요.
Announce:대원들과 짧은 대화가 가능합니다.
체이스:(무언가 고민하던 그가 가장 가까이 있는 대원에게 다가간다.) 자네는 소장...님 말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원 D: 저여? 상관의 명령이니 따르기야 하겠져. 근데 저는 이런 정의를 따르기 위해 들어온 게 아니라 솔직히 모르겠어여.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 들어온 것 같은데 뭐랑 싸우는지 모르겠네여...
대원 O: 그래도 봉급 넉넉히 받으니 괜찮지 않슴까?
대원 D: 글킨 하지만 그거랑그거는 다르죠!!!!!!! 대원님도 그렇게 생각하죠? (체이스와 하카리 보며) 솔직히 요즘 이상하잖아여.
하카리: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체이스 힐끔)
체이스:(당연하지만... 다들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군. 생각을 마친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얘기해줘서 고맙네.
대원 M: 어라어라 아직 안 가셨슴까? 아 근데 대원님들 그거 아세요?
대원 O: 너 또 그 소문 들었어요? 연개소문. 할 거면 가라.
대원 M: 아 저를 뭐로 보고... 그게 아니라요 요즘 시체도 남기지 않고 사망하는 대원들이 늘었다고 합니다. 전부 탈영했다는 소문이 있어요.
대원 D: 고이다 못해 썩어가니 그렇겠져?
그때...
상관 W: 뭐 하나? 빨리 순찰 돌러 이동해라.
언제 떠들었냐는 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하카리:저희도 갈까요?
체이스:(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얼떨결에 15층에 도착합니다.
상관 B : 아니, 자네들 왜 무기도 안 갖고 왔나? 하긴 그럴 수 있지. 이거 받고 얼른 순찰가게.
지나가던 상관이 두 사람에게 탄환이 가득한 총을 넘겨줍니다.
당신과 하카리에게 익숙한 대 크리쳐 살상탄과 라이플이지만, 소장의 연설에 따르면 상대는 사람 아닌가요?
대 크리쳐 살상탄의 위력은 확실히 대단하지만, 절대 대인용은 아닙니다.
사람의 행동은 계산으로 쫓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AOC의 낌새가 이상하다, 말로 내뱉지 않아도 하카리 역시 위화감을 눈치챈 듯 경각심을 뾰족하게 올립니다.
하카리:(대 크리쳐 살상탄 챙겨들고) 뭔가 이상하죠?
체이스:...이상하게 느껴지기는 해. 정확히 어느 부분인지 모르겠지만 말이지.
하카리:일단 연설과 달리 이걸 주는 것부터... (대 크리쳐 살상탄 들어올리고) 좀 이상하긴 해요. 주의해야겠어요.
체이스와 하카리가 이야기를 나누며 복도 모퉁이를 도는 순간,
전투가 발생합니다!
예? 여기서요? 갑자기요?
당황스럽겠지만, AOC 본부 한복판에서 크리쳐와의 전투입니다.
소리를 들은 다른 대원들의 지원이 올 법도 한데, 오지 않습니다.
도대체 어디로 침입한 걸까요?
혼란스러운 와중 체이스는 깨닫습니다.
이 크리쳐, 처음 보는 형태입니다.
상급인가?
GM:해당 시나리오에서는 약식 대항 전투를 사용합니다. 조우하는 적의 수는 8D10 마리이며 순서는 탐사자-KPC-크리쳐 순서로 진행됩니다.
약식 룰이므로 반격 및 회피는 없습니다.
공격은 사격(라이플)의 판정을 이용하며, 성공 시 4D6의 다이스를 굴려 한 번에 몇 마리를 처리했는지를 결정합니다. 판정 실패는 공격 실패로 취급되며, 재판정 없이 다음 순서로 넘어갑니다.
에너미는 전투 턴에서 순서가 올 때까지 절반 이상 남아있을 경우 KPC에게 피해 보너스 만큼의 대미지를 입힙니다. 특수한 스킬을 확률적으로 발동하기도 합니다. 에너미가 전멸할 때까지 전투는 계속됩니다.
CREA-GRRR!!! -2- 전투 특수 룰
탐사자를 향해 들어오는 모든 공격은 KPC가 대신 맞습니다. KPC에게 들어오는 공격은 탐사자에게 넘기지 않습니다. KPC는 HP가 0이 되면 사망하지만 1ROUND 후 부활합니다.
GM:전투를 시작합니다. 조우하는 적은 무지성의 별의 흡혈귀 64마리입니다.
원본은 별의 흡혈귀로 그중에서도 무지성의 개체들입니다.
특수 스킬: 흡혈(30%의 확률로 발동. 라운드당 근력 3D10 저하)
전투가 끝나면 손실된 근력은 원래대로 복구됩니다.
체이스의 턴. 체이스, 사격(라이플) 판정.
체이스:(잠시 당황한 듯 손을 버벅거린 그가 작은 숨을 내뱉고 총을 고쳐쥔다.) ...이거 참.
사격(라/산)
기준치: 90/45/18
굴림: 1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GM:체이스, 판정 성공. 크리쳐 20 마리 처리.
잔여 크리쳐 44마리.
하카리의 턴. 하카리, 사격(라이플) 판정.
하카리:처음 보는 개체로 보이네요...
사격(라/산)
기준치: 60/30/12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하카리, 판정 성공. 크리쳐 14 마리 처리.
잔여 크리쳐 30마리.
크리쳐의 턴. 잔여 크리쳐, 절반 이하이므로 대미지 없습니다.
체이스의 턴. 체이스, 사격(라이플) 판정.
체이스:
사격(라/산)
기준치: 90/45/18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GM:체이스, 판정 대성공. 크리쳐 23 마리 처리.
잔여 크리쳐 7마리.
하카리의 턴. 하카리, 사격(라이플) 판정.
하카리:
사격(라/산)
기준치: 60/30/1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GM:하카리, 판정 실패. 공격에 실패합니다.
크리쳐의 턴. 잔여 크리쳐 절반 이하이므로 대미지 없습니다.
크리쳐가 특수 스킬을 발동합니다.
24
30이하이므로 특수 스킬 발동 실패.
체이스의 턴. 체이스, 사격(라이플) 판정.
체이스:
사격(라/산)
기준치: 90/45/18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체이스 판정 성공. 크리쳐 9 마리 처리.
잔여 크리쳐 0마리.
당황스럽지만, 우리는 특이한 크리쳐들을 마주했습니다.
Announce:크리쳐 시체의 조사가 가능합니다. 자유로운 판정(관찰력, 지능, 의료, 자연 등) 가능.
체이스:수고했네. (하카리의 어깨를 툭툭 친 그가 크리처에게 다가간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확실히 그동안 마주한 크리쳐들과는 달라보입니다.
하카리:체이스도요. (같이 크리쳐를 살펴본다)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확히 하자면, 크리쳐가 아닌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인간은 당연히 아니고요.
하카리:이건... 처음 보는 개체들이네요. 정체가... 뭘까요?
체이스:(으음. 침음을 흘린 그가 고개를 슬 기울였다.) 혹 이 개체에만 보이는 특징 같은 건 있나?
하카리:이상한 진홍색 촉수가 꿈틀거리고 불어 터진 모습이다? (갸웃) 근데 저희가 평소 봐 온 크리쳐들하고는 달라보여요.
... 다른 층에도 이런 것들이 있는 걸까요?
체이스:그럴 가능성이 없지는 않겠지. (네가 말한 정보를 머릿속에서 한번 되새긴다. 다른 층에서 크리쳐를 마주한다면 확인해 볼 생각.)
하카리:그럼 일단 이 층은 정리된 것 같으니 다른 층으로 이동하는 것도 좋겠어요. 갈까요?
체이스:그래. (자리에서 일어나 걸음을 옮긴다.)
우리는 그렇게 20층에 도달합니다.
왜 14층도 16층도 아닌 20층이냐고요?
AOC 곳곳에서 발포 소리가 들려왔으나, 여기는 들리지 않는 층이기 때문이죠.
그 이유는 우리와 마주친 대원 셋이 설명해줍니다.
아니, 이걸 마주했다고 해야 할까요.
그중 한 명은 이미 명을 다해 뒹굴고 있으며, 한 명은 도망치는 중이고, 남은 한 명은 이미 전투 불능 상태입니다.
인기척을 느낀 듯, 살아남은 대원의 배에 주둥이를 대고 쩝쩝거리던 괴물이 고개를 듭니다.
당신을 본 대원이 손을 뻗습니다.
구해줘, 입이 벙긋거립니다.
GM:전투를 시작합니다. 조우하는 적은 무지성의 심해인 53마리입니다.
원본은 심해인으로 그중에서도 무지성의 개체들입니다.
특수 스킬: 연속 공격(30%의 확률로 발동. 추가 대미지 발생)
이전과 마찬가지로 전투가 진행됩니다.
체이스의 턴. 체이스, 사격(라이플) 판정.
체이스:
사격(라/산)
기준치: 90/45/18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체이스, 판정 성공. 크리쳐 20 마리 처리.
잔여 크리쳐 33마리.
하카리의 턴. 하카리, 사격(라이플) 판정.
하카리:
사격(라/산)
기준치: 60/30/12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하카리, 판정 성공. 크리쳐 20 마리 처리.
잔여 크리쳐 13마리.
크리쳐의 턴. 잔여 크리쳐, 절반 이하이므로 대미지 없습니다.
체이스:
사격(라/산)
기준치: 90/45/18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GM:체이스, 판정 성공. 크리쳐 15 마리 처리.
잔여 크리쳐 0마리.
갑작스러운 전투지만 우리는 알 수 있었습니다.
AOC 곳곳에 이상한 괴물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다른 대원들 역시 전투 중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깨닫습니다.
이들은 크리쳐가 아닙니다.
그리고 우리와 마주했던 대원들은...
온기만이 남았네요.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같은 AOC, 같은 최강의 이름을 지녔다고 해서 두 사람과 같은 힘을 가진 것은 아니니까요.
크리쳐가 아닌 이상 더욱 그렇겠죠.
크리쳐처럼 지성이 없지만, 크리쳐보다 강한 괴물들의 난데없는 습격에 AOC는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하카리:이상한... 크리쳐와 구분되게 괴물이라 부를게요. 무튼 괴물이 많네요. 다른... 다른 층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겠죠?
체이스:이번이 벌써 두 번째 마주친 것이니... 아마도 그렇겠지. (작게 인상을 찌푸린 그가 괴물... 중 한 마리를 살핀다. 하카리가 말한 특징이 있을까.)
이번 괴물은 물고기와 인간을 섞은 외형입니다.
흉측한 물갈퀴가 달려있네요!
실패한 인어공주가 이런 모양일까요?
하카리:다른 대원들을 구하거나... 만약 원인이 있다면 그걸 없애는 쪽으로 해야곘죠? 갑자기 발생한 거라면 후자는 어렵겠지만요. 물론 전자도 어렵긴 한데... 체이스는 뭐가 더 나아보여요?
체이스:(개체를 확인한 그가 제 목빗근을 꾹 누른다.) ...다른 층에 있는 괴물도 다 다른 개체로 보이기는 해. 허나 (뜸) 그렇다고 해서 다른 대원들을 무시하기에는 영 불편하단 말이지... (턱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긴다.) 다른 대원을 구하러 가도 괜찮나?
하카리:(얼굴이 환해진다) 전부는 어렵겠지만... 가능하다면 저야 좋죠. 겸사겸사 다른 층에 인질이 있는지도 살펴볼 수 있잖아요.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그럼 다른 층으로 이동할까요?
체이스:그래. 그러도록 하지. (한결 편해진 낯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는 다른 층으로 이동하며 구할 수 있는 이들을 구하기로 결정합니다.
어림잡아 2층은 돌아다녔고...
그만큼 많은 크리처? 들을 만났습니다.
다시 3층을 둘러보는 동안...
AOC 건물 13 층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합니다.
이 층에는 AOC 대원도, 크리쳐와는 다른 괴물도 없었습니다.
그저 복도에 그려진 해괴한 문양과 그림이 가득했을 뿐이죠.
문양을 따라가나요?
체이스:(미간을 좁히고 문양을 자세히 바라본다. 반복되는 패턴은 없을까...)
군대에서 배운 적 없는 패턴입니다만... 가끔 하카리가 낙서하는 마법진은 닮은 것도 같습니다.
패턴은 딱히 없으나 복도에서 안쪽, 즉 사무실 쪽으로 향하는 것 같아보입니다.
체이스:(어딘가를 향하는 것 같은 마법진과 비슷한 모양... 왜 그린 거지. 의뭉스러운 눈치로 문양을 따라간다.)
문양을 따라가면 중심부의 사무실에 도착하게 됩니다.
사무실에 들어가나요?
체이스:...잠시만. (안에 무언가가 있을지도 모르니 잠시 문밖에서 동태를 살핀다.)
체이스: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아무 소리도 안 들립니다.
체이스:(...문고리를 잡아 돌린다.)
다행인지 사무실 내부에는 괴물도 사람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사무실 전체를 사용해 빼곡하게 그려진 주문진이 있었습니다.
체이스: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체이스:
정신
기준치: 80/40/16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 사무실의 마력 흐름은 상당히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로 인해 온도까지 기이하게 낮아졌네요.
원의 중심에는 네모난 상자가 놓여 있습니다.
체이스:(상자가 있는 쪽으로 가며 주문진을 살핀다.) 하카리. 혹시 이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겠나?
하카리:주물일지도 모르겠네요? 흠... 잠시만요.
오컬트
기준치: 40/20/8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제가 아는 마법진 종류는 아녜요. 뭐, 저야 마녀 쪽만 알고 있지만요...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알 수 있어요. 역주문으로 보여요.
여기 보시면, 글씨가 거꾸로 되어있죠? 보통 이런 건 부른다기보단 내보내는 것에 가깝거든요. 아, 물론 소환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지만...
어쩌면 그 괴물들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체이스는 어떻게 생각해요?
체이스:괴물을 소환하는 주문이 아니었단 말인가. (생각나는 가능성은 그것 외에 없었다. 관자놀이를 지그시 누른 그가 다시금 주문진을 바라본다.) 괴물을 어디로 내보내서 무얼 하려는 건지...
하카리:내보낸다... 어디로 보내는 걸까요?
체이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그러고 보니 이 층에는 괴물이 없었죠.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요.
하카리:왔던 곳으로- 그런 건 조금 별로일까요? (잘 모르겠다는 듯 어깨 으쓱이고) 무튼... 이동하나요?
체이스:아, 잠시만. (상자를 열어본다...)
진짜로?
체이스:(안되는건가보다. 안연다.)
잘 생각했습니다.
체이스:...이동하지. (문밖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우리는 아까가지 5개의 층을 돌아다니며 5명의 대원들을 구출했습니다.
그리고 7개의 층을 돌아다니며 9명의 대원을 구출하는 사이 도착한 1층은...
???: 이 층은 순찰할 필요 없다.
체이스와 하카리가 진입하자, 낯선 상관이 두 사람의 앞을 가로막습니다.
처음 보는 상관인데... 수상하네요.
상관이 지키고 있는 이상, 그와 전투하거나 따로 빠져나가 잠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하카리:(어떻게 할까요?)
체이스:(이유를 물어보고 싶긴 한데... 흐음.)
하카리:(그럼 물어봐요)
체이스:(새로 온 상관보다는 다른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그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던 그가 여상하게 입을 열었다.) 혹시 이유를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낯선 상관:자네들이 지금 알 필요는 없다. 더군다나 1층이지 않나? 얼른 수색을 진행하도록 하는 것이 좋겠어.
말이 통하지 않아보입니다.
체이스:(황당하군... 잠시 상관을 바라보던 그가 시선을 돌린다.) 알겠습니다. (쓸데없는 체력 소비는 안하는 게 낫겠지. 하카리에게 돌아가자는 무언의 신호를 보낸다.)
하카리는 수락한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잠입한다면...
체이스: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하카리: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가까스로 들키지 않고 잠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본래 이 층은 손님 응대 및 사무용으로 사용했을 텐데 지금은 비상등을 제외한 전등이 모두 꺼져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잠겨 있고요.
13층에서 본 것 같은 수상한 기호들이 중심부의 한 방을 따라 그려져있습니다.
마력의 흐름 또한 13층과 동일하네요.
진입하나요?
체이스:(안으로 발을 딛는다.)
들어가면...
13층과 동일한 수상한 진이 있지만 조금 다릅니다.
체이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13층과 진의 중심부에 사용된 것은 기이한 아티팩트였습니다.
자세한 내용물을 확인하진 못했지만, 분명 상식적인 물건이 아니었죠.
1층에도 진이 있다면, 마찬가지로 특별한 무언가가 중심에 있지 않을까요?
체이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확실하진 않지만, 진의 중앙이 비어있습니다.
꼭 사람 하나가 들어갈 수 있을 법한...
문?
그런 것이 달려있네요.
체이스:(문? 살짝 고개를 기울인다. 이거 참... 반려가 마녀인데 차라리 전에 배워놓을 걸 그랬다.) 하카리. 미안하지만 저게 무엇인지 봐주겠나?
하카리:입구...로 보이네요? 그걸 중심으로 진을 만든 것 같아요.
혹시 저 안에 인질들이 있는 건... 아니겠죠?
체이스:(...아무런 말 없이 문 앞에 다가가 귀를 기울인다. 들리는 소리가 있을까.)
별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체이스:(잠시 고민하더니... 문을 열어본다.)
문을 열면... 본래 지하로 가는 계단과 별개로 사다리가 있습니다.
벽면을 따라 진이 이어져 있고요.
마법진을 따라가나요?
체이스:(이어지는 것을 확인한다. 마법진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본래 창고 용도로 쓰던 층인지 어둑어둑합니다.
희미하게 빛을 내는 마법진을 따라가면, 또다시 방 하나와 마주합니다.
인기척은 느껴지지만, 당신의 '감'이 위험하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들어가나요?
체이스:(감이 말하지 않는다면... 망설임 없이 안으로 들어간다.)
안으로 들어가면...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자정 처형이 예고된 당신과 하카리의 동료들로, 무고한 최강의 인질이네요.
목숨은 붙어있지만 계속해서 상태가 나빠지고 있습니다.
13층 주문진의 중심에 있던 것은 마력이 가득한 아이템이었으나, 건물의 중심에는 최강의 인류들이 그것을 대체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체이스:(우선은... 사람들의 상태를 확인한다. 무엇 때문에 나빠지고 있는 거지?
마법진 때문에 나빠지는 것 같습니다.
끌어내리는 것이 좋겠어요.
체이스:(잠시 침묵.) 하카리, 도와줄 수 있나? (그가 마법진을 가리킨다.)
하카리:물론이죠.
지울까요?
체이스:그래줄 수 있다면.
하카리는 마법진을 살펴보며 지우기 시작합니다.
당신이 인질들을 살피면...
에보니:어, 어?! 뭐야?
왜 여기까지 온 거죠 둘 다?!
이거 함정이라니까요?!
인질들이 정신차림과 동시에...
그러나 전투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투를 위해 정신을 차린 모두가 긴장하는 순간, 우리들에게 달려들던 괴물들의 머리가 일제히 터집니다.
그 파괴력, 탄환 특유의 굉음, 분명히 대 크리쳐 살상탄입니다!
반사적으로 돌아본 여러분들의 맞은편, 문가에는 AOC 제복을 입은 여섯 명의 대원들이 라이플을 든 채 서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이들은 우리의 지원일까요?
안타깝지만 아닙니다.
왜냐면 안도감으로 인해 생긴 그 느슨한 1초.
그 틈새를 놓치지 않고 총성이 다시 울려 퍼집니다.
여섯 명의 대원들이 일제히 총을 겨누고 발포합니다.
인질들에게?
아뇨.
체이스에게?
아뇨.
그렇다면 누구에게?
"―――!"
하카리에게요.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당신의 주변으로 또다시 붉은 액체가 튑니다.
어쩐지 익숙한 상황이지 않나요?
누군가의 세상이 한 바퀴 돌고, 그 순간이 슬로우 모션처럼 천천히 펼쳐집니다.
가슴을 꿰뚫린 하카리가 주저앉습니다.
아, 그땐 반대였던 것도 같았는데.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붉은 선혈을 머금은 입가가 오므려지고 펴지며 말을 전하려 하지만, 치미는 혈액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대로 쏟아냅니다.
그와 동시에 쿵!
문가에 두꺼운 철책이 연달아 3개나 내려옵니다.
체이스는 혼란스러운 상황, 그리고 요란한 소리에 정신이 팔려 저항 한 번 하지 못한 채로 갇혀버립니다.
6명의 대원 앞에 나타난 소장이 철책의 틈 사이로 여러분을 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 웨이브:...
소장의 표정에 드러난 감정은 명백한 공포, 그리고 혐오입니다.
도로 하카리에게 시선을 돌리면, 그는 이미 숨이 끊어져 있습니다.
다시 부활하겠지만요.
소장은 철책을 한 번 걷어차곤 등 뒤의 대원들을 향해 돌아봅니다.
마이크로 웨이브:먹잇감을 문 건 둘 뿐인가요. 뭐, 됐습니다. 여러분은 이 사실을 함구해주세요. 수고 정말 많으셨습니다. 당장 목숨은 보전해드리겠지만, AOC 전원은 자정까지 이곳에 있어 줘야겠습니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체이스:(하카리가 총에 맞고 철창이 내려올 때까지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했다. 몸통 중앙이 텅 빈 하카리를 끌어안은 그가, 입술을 짓씹고 소장을 바라본다.)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그는 여전히 식은땀을 흘리며 안절부절 행동합니다.
마이크로 웨이브:어차피 크리쳐잖습니까? AOC의 소장이 크리쳐를 죽인 게 무엇이 문제입니까?
하긴, 우리가 진실을 알고 있다 해도,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니 소장은 그렇게 말하겠죠.
별로 도움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소장도 그대로 떠났거든요.
소장이 떠난 뒤 하카리의 시체를 지키고 있으면, 의식을 되찾은 대원 중 하나가 자초지종을 털어놓습니다.
그 이름은 안전 지대의 또다른 최강자, 에보니 그린입니다.
에보니:어후, 미친 소장... 헉, 죄송해요!
나타샤:에보니, 입 좀...
에보니:아니 그치만 솔직히 별로잖아! 체이스 님도 그렇게 생각하죠?!
체이스:...별로긴 하지.
에보니:거 봐-
나타샤:말을 말자...
아, 두 분은 떠나고 난 이후의 상황 모르시죠?
설명드릴까요?
체이스:부탁하지.
에보니:내가 할래-
크흠. 일단 선배님들이 떠날 무렵 많은 크리쳐 대원들이 탈영을 시도했어요. 크리쳐 실험의 내막이- 두둥. 공개되었거든요.
저도 제 파트너한테 있던 일을 알게 되어서 동료들이랑 소장을 찾아가려 했어요. 담판 지으려고요!
근데 이렇게 모든 걸 덮으려 할 줄은 몰랐구요...
나타샤:한순간이었어요, 순식간에 습격당해서 눈을 떠보니 이런 꼴이 되어버렸더라고요.
에보니:아 AOC에 대한 거... 모르시죠?
설명드릴까? (속닥)
나타샤:드려야지. (꿀밤)
에보니:아이크리쳐가사람잡네...
어흠. 다시 말하자면, AOC는 과도한 크리쳐 실험으로 인해 인간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분야의 지식과 너무 밀접하게 접촉해버렸어요.
신을 부르기 위한 소환 의식? 뭐 그런 거를 했을지도 모르고요. 근데 신앙을 위함이 아니라 불렸으니 왔다. 그런 느낌? 으로 왔고요.
나타샤:에보니-
똑바로 말 해야지... (한숨 푹)
무튼, 제가 다시 살명드리자면... AOC가 신을 소환하려고 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실패했다는 것 정도겠네요.
저지하려고 이런 역주문이니 뭐니 하는 걸 사용한 것 같지만 그의 수하로 보이는 괴물들의 소환을 저지한 거로만 보이고요.
일단, 역주문을 발동하는 아티팩트가 부족해 함정을 설치한 건 확실해요. 진상을 알아버린 저희를 포함해서, 탈주한 대원들을 이곳으로 소환해 마력을 바치도록 한 거죠.
에보니:이런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텐데도, 신을 쫓을 방법이 없으니까 그러는 거겠죠-
아, 아니면 그거겠다.
듣기로는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더라고요. 아마도 자기들만 살아남기 위해 우릴 방패로 쓰려는 게 아닐까요?
이해 안 가는 부분 있나요? 솔직히 저희도 제대로 이해한 건 아니라 제대로 설명은 못 드리지만요...
체이스:...아니, 이해했어. 괜찮네. (소장 이 미친 새끼가... 욕을 작게 읊조린 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 프로젝트에 대해 아는 정보는 더 없는가?
에보니:안타깝게도... (힐끔)
대화를 나눈 뒤에도 하카리는 깨어나지 못합니다.
상처를 살펴보면 회복이 턱없이 느립니다.
아까 하카리가 죽을 때 느꼈던 기시감, 익숙한 감각입니다.
문득, 체이스는 1년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립니다.
어쩌면 하카리의 크리쳐로서의 삶도 끝나가고 있는 게 아닐까요?
어떤 절망감, 그리고 끔찍한 침묵이 분위기를 잠식할 무렵, 철책 너머로 누군가가 나타납니다.
살짝 절뚝이는 걸음걸이, 회색 중절모, 두꺼운 정장 코트를 걸친 자는 지팡이에 의지한 채 체이스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떻게 된 건가 살펴보러 왔는데."
외알 안경 속 침침한 눈은 더듬더듬 당신의 얼굴을 훑습니다.
아픈 다리를 두어 번 주무른 이는 옆에 있던 의자를 끌어당겨 앉아, 철책 건너편의 당신에게 말을 건넵니다.
미고:저는 여러분이 크리쳐라고 부르는 것들을 만들었습니다. 인간들은 저희 종족을 '미고'라고 부르더군요.
믿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인간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선천적으로 다리가 하나 없이, 그리고 비교적 멍청하게 태어난 탓에 동족들에게 비웃음을 샀지만… 이런 저라도 부정당할 이유가 없다는 걸 가르쳐준 사람이 있거든요. 예, 사람이라고 해야겠죠.
저는 인간이 만든 영화를 보고 변했습니다. 스스로 사랑하게 되었고, 부족한 지식이나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몇몇 인간은 제가 본 게 고작 클리셰 SF 영화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말이죠, 그런 작품에도 감화되는 자가 있다는 걸 아십니까?
미고는 노인이 옛날 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목소리로 제 이야기를 합니다.
대답이 들려오지 않아도 신경쓰지 않는 눈치입니다.
미고:흔한 구조, 뻔한 전개, 유치한 연출, B급이라고도 하죠. 하지만 그 끝에는 결국 인간을 사랑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에 위대한 거예요.
비록 이 땅에 정착한 이후 인간들이 보여준 모습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지만, 그래도 믿고 기대하며 여러분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인간들조차 저를 비웃더군요. 영화 속 이야기는 그저 영화일 뿐이라고요. 그런 환상적인 감동을 선사할 세계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 이야기가 아름다웠던 이유는 기술과 과학이 아니라 사람에게 있었음에도.
저는 줄곧,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다 버릴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었습니다. 반짝이는 용기를 보여줄 사람을, 오로지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어리석고 사랑스러운 만용을, 다시 한번 그날의 감동을 제게 보여줄 사람을.
철책이 내려간 바닥의 틈새로 무언가 굴러옵니다.
작은 쇠붙이들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곧 체이스는 새파란 수정 목걸이와 열쇠를 손에 넣습니다.
미고:오늘 자정, 소환된 무지성의 신으로 인해 인류는 멸망합니다. 예방 차원에서 여러 차례 경고했으나 인간들에게 제 말은 역시 제대로 전해지지 못했거든요. 이곳을 오래오래 사랑했지만 이만 떠나볼까 합니다.
어디에 있든 저는 그날 저를 바꾼 메시지를 잊지 못할 거예요. 그러니… 작별 선물이에요, 누구에게 전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역시 첫 번째 인간 알파인 당신에게 드리는 쪽이 좋을 것 같군요.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드릴 수 있는 도움은 여기까지네요.
체이스:잠시만. (목걸이와 열쇠를 주운 그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당신이 크리쳐를 만들었다고?
미고:금속형 크리쳐 기억합니까?
저는 그것이라는 재료만을 제공했습니다.
그 이후는... (침음) 인간이 만들어낸 산물이죠.
에보니:(착한 영감님처럼 보이긴 해요)
나타샤:그 열쇠는 뭔 용도입니까?
미고:그 철책 열쇠입니다.
에보니:그렇다네요.
체이스:(재료만 제공했으면... 미고라는 이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겠지. 착잡한 심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알겠네. ...고맙군. (열쇠를 손에서 굴린 그가 철책을 연다.)
차가운 물체를 손바닥에 쥐면, 수정은 희미하게 빛을 발합니다.
그 용도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열쇠를 사용해 철책을 열면 그와 동시에 미고도 떠납니다.
체이스:...먼저 가게나. (인질로 잡힌 이들에게 말한 뒤 하카리를 안아 든다.)
에보니:예이! 저희는 저희가 할 일을 하러 갈게요!
그리고 잠시 후, 하카리가 회복을 끝내고 정신을 차립니다.
하카리:어라, 체이스?
무슨 일 있었나요?
체이스:하카리? (제 품에서 느껴지는 움직임에 놀란 눈치다. 의식이 돌아온 걸 확인하면 널 내려준 뒤 끌어안는다.) ...이번 자네의 회복이 더뎠어. 혹 불편한 곳은 없나?
하카리:지금은 만전의 상태라... (눈 깜빡) 꼭 작년이 생각나네요. (그대로 당신 끌어안고 토닥인다) 지금은 없어요. 그보다... 그 철책 밖으로 나왔다는 건 누군가 도와줬다는 뜻일까요?
체이스:...미고라고 하는 이를 만났네. 그가 철책의 열쇠를 줬어. 그리고 (뜸) 에보니와 나타샤가 말하길, AOC가 신을 소환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고 하더군. 그것 때문에 역주문을 한 것 같네.
하카리:그래서 돌려보내려고... (이해했다는 듯 고개 끄덕인다) 저 없는 사이에 고생 많이 하셨겠어요. (부드럽게 웃고) 일단, 문제를 해결해야 저희도 자유로워질 것 같은데...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요?
체이스: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45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 보니 이 층은 역주문이 발동되었고 인질들이 숨겨져 있었죠.
그렇다면 13층은?
13층에도 무언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체이스:13층에 무언가 있을 것 같아. 거기로 갑세. (넓은 보폭으로 걸음을 옮기던 그가 평상시처럼 입을 연다.) 아, 그리고 (뜸) 오늘 자정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미고의 말도 있었어.
하카리:... 네? 갑자기요?! (맹...)
그, 그럼 저희가 그걸 막는? 건가요?
체이스:그렇겠지?
하카리:... 힘내보죠... 일단 가요.
13층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7마리의 괴물을 조우했고 1명의 대원들의 도움을 받고 7명의 대원을 구출했습니다.
이미지
지난 이야기
우리는 AOC 건물에서 이상한 크리처들과 조우했습니다.
그리고 이질적인 층에서 인질들을 발견했습니다.
인질들은 AOC에 대해 설명을 해줬죠.
신을 소환하려 했다, 역주문이 어쩌구...
당장은 믿을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나타난 미고는 첫 번째 알파인 당신에게 선물을 줬죠.
뭐에 쓰는 물건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자, 다시 출발합시다.
거대한 흐름으로부터의 선택을 위해.
GM:준비 끝나면 캐 프사로 바꿔주세용 정각에 출발합니다.
이미지
체이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복잡한 진의 문양, 처음 보는 주문, 그리고 착시를 교묘하게 이용해 가린 숨겨진 이공간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심지어 그 규모는 어마어마한 크기입니다!
들어가나요?
만약 들어간다면...
체이스:(위험하다고 한들 회피할수는 없겠지... 들어가본다.)
1
하카리:(따라 들어간다)1
GM:체이스, 하카리. 마력 1점 감소.
공간에 들어가면 마력 사용에 반응하듯 수정 목걸이가 푸르게 빛납니다.
아, 이 아티팩트 덕분에 찾아냈나봐요.
다만, 평범한 입장은 아닙니다.
체이스와 하카리는 불청객이며, 마력을 사용해 공간을 찢고 침입하는 것뿐이니까요.
간신히 침입한 공간은 거대한 도서관과도 같습니다.
이곳은 평범한 도서관이 아닌 사이버 데이터로 빼곡한 도서관입니다.
수록된 데이터는 어림잡아도 테라, 페타, 엑사, 제타, 요타바이트를 넘어선 용량으로...
놀랐나요?
체이스: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이성 감소 없음.
이곳은 하나의 방주입니다.
인류 멸망 후 한 조각이라도 더 정보를 남기기 위한….
...
이 넓은 자료들 사이에서 하나 정도는 봐도 안 들키겠죠?
체이스:(현재 그가 가지고 있는 정보는 얄팍한 수준이니... 잠시 고민하던 그가 책 한 권을 꺼내 읽어본다.)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체이스:(부름에 응답하는 것. 대목을 읽은 그의 미간이 작게 구겨진다. 광신도와 다를 게 없군. ...몇 번 더 읽어보던 그가 책을 덮고 방주를 둘러본다.)
방주는 마치 도서관과 같았습니다.
도서관의 중심에는 수백 명의 아이가 잠들어 있습니다.
정부 요원으로 보이는 한 명의 나이 든 여성만이 눈을 감고 흔들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아이처럼 자고 있나요?
아닙니다.
그는 눈을 감고 이 어마어마한 정보의 방주를 단신으로 관리하며, 계속해서 채워 넣고 있습니다.
방주의 관리자:누구신가요? 어른이 들어올 자리는 없습니다. 아이와 데이터만으로도 방주는 이미 만원이니까요.
체이스:... 관리자입니까. (잠시 침묵.) 여기서 무얼 하고 있습니까. 바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알고 계십니까?
방주의 관리자:저는 마력으로 운용되는 컴퓨터 프로그램, 방주의 관리자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당신들이 뚫은 구멍을 보수하느라 연산이 밀려서요.
... 수정을 넘기다니, 도 결국 이곳을 떠났나 보군요.
잠깐의 침묵 후 관리자는 말을 이어갑니다.
방주의 관리자:네. 알고 있습니다. 당신도 아는 이야기가 아닌가요? 여기까지 오실 정도라면 정부와 AOC가 인류 멸망을 예감했다는 것을요.
저는 그것 때문에 만들어진 프로젝트 『인류 생존 작전』의 핵심, 방주의 관리자입니다. 다시 인사드릴게요. 관리자라고 불러주셔도 됩니다.
하카리:(프로그램이라더니 진짜 프로그램같아요)(속닥속닥)
체이스:...그럼 당신의 편의를 봐줄 만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계시겠군요. (하카리의 말에 곁눈질로 주변을 살핀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잠들어있는 아이들은... 당신이 말한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는 이들입니까?
방주의 관리자:네. 각 분야 권위자들의 아이들입니다.
학문, 예술, 정치 등, 분야별로 가장 성장 가능성이 큰 아이를 선별해서 실어두었습니다. 그들은 최후의 인류이자 최초의 인류가 되겠죠.
이 방주에 누구를 실을지에 관해선 의견이 분분했지만, 썩어버린 정치인들조차 인류의 미래를 위해 제 목숨을 포기했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무지성의 신이 지구를 휩쓸고 멸망시켜도 일부나마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아이들과 정보를 남겼습니다, 그들은요.
...
말을 마친 방주의 관리자는 잠시 뜸을 들이다 이어나갑니다.
방주의 관리자:여러분의 침입을 감지, 제 관리자에게 송신했습니다. 강제 보안 해제로 방주 운용에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외부로부터 무작위로 발생한 CCTV 영상 메시지가 1건 있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체이스:뭔... (잠시 하카리를 돌아본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보여주시죠.
관리자의 손짓 한 번에 인터페이스 위로 화질 나쁜 영상이 재생됩니다.
AOC의 수뇌부, 그리고 정부 요인들이 둥글게 둘러앉은 회의실이 촬영된 영상입니다.
상당히 흐트러진 분위기입니다.
어찌나 거센 회의가 오갔는지, 어떤 사람의 관자놀이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가장 높은 직책으로 보이는 사람이 일어섭니다.
그 말에 일동, 침묵합니다.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뒤늦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과욕이 불러일으킨 재앙을, 책임지지 못한 불편한 죄책감을.
입을 뗀 자는 계속해서 말합니다.
그 말이 끝나자, 체이스와 하카리의 주위로 청색 스파크가 일며 수백 개의 화면이 나타납니다.
하나하나 재생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영상은 저절로 흘러갑니다.
지나치게 많은 화면은 화면 위에 겹쳐지며 또 다른 화면을 만들어내고,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양의 음성이 귀를 괴롭힙니다.
어떤 영상에는 AOC에서 발생하는 괴물을 하나하나 처리하는 대원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어째서 자신이 방주에 탑승할 수 없냐고 항의하는 고위층 인사가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방주에 딸을 태우고 흐느껴 우는 과학자 부부가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최상층 구석에 처박혀 머리를 감싸 쥐고 벌벌 떨고 있는 소장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AOC 대원들에게 "우리를 지켜라!" 라고 연신 연호하는 정부 사람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도망치는 AOC 대원들이, 어떤 영상에는 패배하고 죽어버린 AOC 대원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비명을 지르는 시민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도심에서까지 소환된 괴물들이 주위 사람들을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상황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최전방에서 생체형 크리쳐와 싸우는 일반 대원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 채 평화를 누리는 안전지대 외곽지역의 주민들이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당신의 가족이, 지인이, 친구가 보입니다.
어떤 영상에는 살아남은 AOC 대원들이 수백, 수천 마리의 괴물에게 맞서 싸우는 영상이 보입니다.
누군가가 말합니다.
???: AOC를 위해서 싸우는 게 아니야. 나는…
그다음은 잡음이 섞여 들리지 않습니다.
마지막 영상의 화면은 두 사람의 시야을 꽉 채울 정도로 커집니다.
AOC의 옥상, 그 위로 검은 번개가 내리치더니 하늘이 개벽합니다.
무언가 내려앉고 있습니다. 고작 신체 일부가 드러났을 뿐인데도 안전지대 하늘의 1/4을 덮습니다.
그 이름은 무지성의 신, 목도한 것만으로도 미쳐버릴 것 같은 충격적인 공포.
인간의 멸망을 예감한 당신,
체이스:
SAN Roll
기준치: 80/40/16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GM:이성 1 감소.
방주의 관리자:설정값 변경.
푸른 수정의 주인인 여러분을 방주의 수호자 자격으로 동승 허가합니다.
승인 및 입력 완료까지 앞으로 10분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메시지의 앞에 팝업 메시지가 발생합니다.
인간이 감히 생존할 인간의 기준을 제단하고 정하는 것만큼 오만한 일이 있을까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신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회임이 분명합니다.
하카리:체이스는... 어떻게 하고싶어요?
체이스:(잠시 눈을 감은 그가 긴 숨을 내뱉었다.) ...항상 말도 안 되는 임무를 해왔네. 이번이라고 해서 크게 다른 건 아니야. (일종의 자기암시였다. 그의 시선이 너를 향했다.) 함께 있어 줄 수 있겠나? 난 (뜸) 그거면 될 것 같네.
하카리:(잠시 당신 올려보고는 살풋 미소지었다) 그렇죠, 우린 언제나 그래왔고요. ... 그 질문에 제가 드릴 답 또한 하나 뿐이네요.
마녀는 늘 불가능한 일을 현실로 만들어왔어요.
방주의 관리자:체이스, 하카리 님의 신체 능력, 그리고 적의 능력을 대조했을 때, 승률은 0.000194%입니다. 생명 부지를 위해 가지 않는 쪽을 권장합니다.
그래도 가시겠습니까?
체이스:(네 대답에 작게 웃은 그가 손을 잡았다. 승률이 0에 가깝다 한들...) 가보겠습니다.
하카리:(손 마주 잡고) 아이들을 잘 부탁드려요.
방주의 관리자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문을 만들어줍니다.
자, 함께 나가죠!
체이스:(눈을 두어 번 끔뻑인 그가 문밖으로 발을 내딛는다.)
방주에서 빠져나온 두 사람은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남은 시각은 10분 남짓, 거대한 신이 AOC 위에 완전히 착륙하면 그땐 모든 게 늦습니다.
모든 것들이 진절머리 나도록 싫어졌음에도 이 도시를 지키고자 했다면, 당신의 머리는 가장 빠르게 회전합니다.
최속으로 '그것'에게 닿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체이스:(...날아가기? 하카리 본다.)
하카리는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그때, 창밖에서 두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헬기를 운전 중인 에보니와 그 파트너, 나타샤입니다.
둘다 큰 부상을 입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헬기의 사다리를 창가 쪽으로 던집니다.
에보니:저쪽으로 가려는 거죠? 근처까지 데려다줄게요.
나타샤:우리는 지금부터 근처 시민들을 대피시킬 거예요. 끝나는 대로 도우러 오겠습니다.
에보니:그때까지 이곳을 부탁해도 될까요?
체이스:갑세. (사다리를 붙잡은 그가 에보니와 나타샤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하카리:좋아요. (사다리 같이 붙잡는다)
시간 끌기가 통하지 않는 상대라는 것은 헬기에 탑승한 모두가 알고 있지만, 구태여 지적하지 않습니다.
지키고자 하는 마음만은 진짜니까요.
그 마음이 존재하는 한, 우리의 행동은 전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적어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체이스와 하카리가 사다리를 붙잡으면 헬기는 높게 치솟습니다.
하늘 위에서 잿빛 도시를 내려다보면, 어두컴컴한 도시의 곳곳에는 연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메아리칩니다.
그야말로 인류 멸망에 걸맞는 풍경입니다.
체이스:
SAN Roll
기준치: 79/39/15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GM:이성 1D3 감소.
체이스:3
GM:이성 3 감소.
옥상 부근까지 접근하면 하카리가 당신을 붙잡습니다.
장애물 하나 없는 하늘 위로 두 사람이 뛰어내립니다.
헬기는 점점 멀어지고, 가속도가 붙은 몸뚱이가 한없이 바닥으로 추락하면……
체이스와 하카리는 맨몸으로 전장에 뛰어듭니다.
때는 자정, 장소는 옥상, 하늘 가득히 차지한 무지성의 신은 안전 지대를 집어삼키기 위해 악몽 같은 몸체를 부풀립니다.
체이스와 하카리는 1년 전 그 날처럼 전투 태세를 갖춥니다.
그때와 다른 것은, 최강의 적이었던 서로가 등을 지켜준다는 점일까요.
두려워하지 마세요.
공포조차 힘으로 바꾸지 않으면 승리의 길은 없습니다.
집중하세요.
자정 이후의 내일을 그리세요.
반드시 찾아올 아침을 소망하며, 인류를 위해 맞서 싸우세요.
GM:해당 전투에서의 룰은 안내하겠습니다.
일반적인 COC 전투룰을 사용합니다. 대신 KPC는 모든 공격을 홀로 맞으며, 이번만큼은 죽어도 즉시 부활합니다. KPC의 크리쳐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는 지금 이 순간, 안전지대를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완전히 각성했습니다. KPC는 오로지 의지만으로 소생 주기를 컨트롤하며 최대한 탐사자의 앞을 막아섭니다.
조우하는 적은 아자토스의 찌꺼기입니다.
말 그대로 몸부림치는 혼돈, 검은 물결의 연속입니다.
부정형의 몸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수축했다 늘어납니다.
그 존재가 완전히 현신하는 순간, 인류는 먼지가 되어버릴 것입니다.
GM:전투를 시작합니다.
민첩성 순서대로 아자토스의 찌꺼기-체이스-하카리순서로 전투를 진행합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의 턴. 행동해주세요.
아자토스의 찌꺼기:
비무장
기준치:100/50/20
굴림:8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2
GM:아자토스의 찌꺼기 하카리에게 대미지 2의 공격.
하카리, 대응해주세요.
하카리:음...
회피
기준치: 25/12/5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아이코
GM:하카리 체력 2 감소.
체이스의 턴. 행동해주세요.
체이스:좀 떨리는데...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90/45/18
굴림:7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10
GM:체이스 공격 성공.
아자토스의 찌꺼기는 대응하지 않습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체력 10 감소.
하카리의 턴, 행동해주세요.
하카리:그러게요... 하지만 함께하고 있잖아요?
대크리처살상탄
기준치:60/30/12
굴림: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20
GM:하카리 공격 성공.
아자토스의 찌꺼기는 대응하지 않습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체력 20 감소.
아자토스의 찌꺼기 현재 체력 70.
아자토스의 찌꺼기의 턴. 행동해주세요.
아자토스의 찌꺼기:
아자토스의 찌꺼기의 공격
기준치:100/50/20
굴림: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8
GM:아자토스의 찌꺼기 공격 성공. 하카리 대응해주세요.
하카리:
회피
기준치: 25/12/5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아이코...
GM:하카리 체력 8 감소. 크리쳐이며 특수 룰을 적용, 따로 판정은 없습니다.
체이스의 턴. 체이스 행동해주세요.
체이스:(하카리를 잠시 바라본 그가 인상을 찌푸렸다. 달가운 광경은 아니지만...)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90/45/18
굴림: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11
GM:아자토스의 찌꺼기 대응하지 않습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채력 11 감소.
하카리, 행동해주세요.
하카리:
대크리처살상탄
기준치:60/30/12
굴림: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16
GM:아자토스의 찌꺼기 대응하지 않습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체력 16 감소.
현재 아자토스의 찌꺼기 체력, 43.
아자토스의 찌꺼기의 턴.
아자토스의 찌꺼기:
아자토스의 찌꺼기의 공격
기준치:100/50/20
굴림: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18
GM:하카리 대응해주세요.
하카리:
회피
기준치: 25/12/5
굴림: 48
판정결과: 실패
GM:하카리 체력 18 감소.
하카리, 사망 후 부활합니다. 체력 모두 회복.
체이스의 턴. 체이스, 행동해주세요.
체이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90/45/18
굴림: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20
GM:아자토스의 찌꺼기 대응하지 않습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체력 20 감소.
하카리, 행동해주세요.
하카리:
대크리처살상탄
기준치:60/30/12
굴림: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11
GM:아자토스의 찌꺼기 대응하지 않습니다.
아자토스의 찌꺼기 체력 13 감소.
아자토스의 찌꺼기, 행동해주세요.
아자토스의 찌꺼기의 공격
기준치:100/50/20
굴림: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13
아자토스의 찌꺼기, 공격 성공. 하카리 대응해주세요.
하카리:
회피
기준치: 25/12/5
굴림: 18
판정결과: 보통 성공
GM:하카리, 회피 성공.
체이스의 턴, 체이스 행동해주세요.
체이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90/45/18
굴림: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14
GM:체이스 공격 성공. 아자토스의 찌꺼기 체력 14 감소.
아자토스의 찌꺼기의 체력 0.
대 크리쳐 살상탄을 쏘아대고 하카리가 부활한 결과...
그것의 몸에 구멍을 내는 것에 성공합니다.
네, 구멍만요.
그리고 그 구멍은 다시 수복되며...
GM:아자토스의 찌꺼기, 체력 회복.
아자토스의 찌꺼기의 체력 100.
마치 절망적인 상황을 연출합니다.
계속 전투를 한다면 소모전만이 이어지는 걸까요?
패배를 직감한 순간, 하카리를 내리치던 끈적한 검은 촉수가 굉음과 함께 궤도를 틉니다.
요란한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면, 잿빛 하늘 위로 수십 대의 전투기가 떠 있습니다.
그중 하나의 문이 열리더니 에보니가 고개를 내밉니다.
체이스: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나타샤가 뭔가를 하는 것 같은데...
하카리:나타샤가... 소장의 머리에 총을 대고 협박?하네요?!
소장은 벌벌 떨다가, 눈을 꾹 감고 외칩니다.
마이크로 웨이브:전원, 표적에 사격 개시!
안전지대의 총 전력, 살아남은 AOC 대원들이 맞서 싸웁니다.
벼락이 내리치고 땅이 쪼개지는 듯한 폭발음, 그리고 어마어마한 화력에 거대한 괴물도 움직이지 못하고 멈칫합니다.
행동을 멈춘 틈을 타 몇몇 대원들이 전투기에서 뛰어내리며 계속해서 사격합니다.
에보니:포기하지 마, 맞서 싸워!!
찢어질 듯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체이스는 깨닫습니다.
당신은 홀로 싸우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와 동시에 깨닫습니다.
이 전력으로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
한 가지 묻겠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은 무엇을 위해 싸웠나요?
체이스:(정의를 위해서. 그것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당신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목걸이 끝에 매달린 수정이 뜨거워집니다.
주변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리게 흘러갑니다.
체이스:당연히. 곧 죽는다 하더라도.
목소리는 계속해서 말합니다.
체이스:감당하는 건 얼마든 자신 있네.
수정이 한층 더 달아오릅니다.
체이스:신념을 지키기 위함이라면 상관없다.
수정은 불에 타는 듯한 열을 내뿜습니다.
닿은 살갗은 녹아내립니다.
체이스:그건 (그가 잠시 침묵한다. 어렵군...) 아까 말했지, 감당하는 건 자신있다고. 하카리가 날 원망하더라도 (뜸) 그것 또한 짊어질 준비가 됐네.
체이스:(다시금 침묵. 아까보다 더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그의 입이 천천히 열린다.) 정의를 지킬 힘을 원하네. 이 세상도, 다른 사람들도, 나의 반려도... 지키고 싶어.
대답한 순간, 수정은 철컥, 소리와 함께 네 조각으로 나뉘며 작은 바늘을 드러냅니다.
당신이 이걸 받아들인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엄도, 이성도, 모든 기억도 전부 휘발된 채 크리쳐로 변해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싸우겠다면, 포기하지 않고 싸울 만큼 당신에게 지킬 것이 있다면.
그 바늘을 사용하세요.
수정이 당신에게 말합니다.
아니, 당신 내부에 남은 크리쳐 세포가 속삭였을지도 모르죠.
온 세상이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체이스:(두려움이 느껴진다. 손이 잘게 떨릴 만큼. 그럼에도 나아갈 생각이 드는 것은, 지켜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라. 주저 없이 바늘을 사용한다.)
바늘이 몸에 주입된 순간 피가 뜨겁게 끓어오릅니다.
단순명료한 이야기, 이것으로 당신은 다시 알파형 크리쳐가 됩니다.
하지만 그때와는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힘이 찾아옵니다.
수십, 수백 번을 죽어도 죽지 않는 그 모든 생명력이 단 한순간에 집약된, 셀 수 없이 목숨을 포기해야만 얻을 수 있는 끔찍한 힘이,
지금의 당신에게 주어집니다.
광기가 치솟습니다.
이 세계를, 곁에 있는 존재를 파괴하고 싶어.
하지만 그만큼 강한 의지가 치솟습니다.
이 도시를, 곁에 있는 존재를 지키고 싶어.
고출력의 힘을 채 감당하지 못한 당신의 몸이, 그릇이 부서져 갑니다.
남은 시간은 얼마 없습니다.
그러니 마음을 다잡으세요.
자신을 놓지 마세요.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 영웅이 될 시간입니다.
또다시 찾아온 데우스 엑스 마키나, 혈관을 타고 흘러온 기계 장치의 신이 당신을 장악합니다.
바늘이 꽂힌 자리 주변으로 수백 개의 새파란 인터페이스 창이 발생합니다.
근력, 정신력…?
이게 다 무슨 소리죠?
인터페이스 위에 적힌 단 하나의 문장만이 당신을 독촉합니다.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주어지는 정보값들을 제외하고, 순수한 지금의 상태만요.
체이스:달갑기도 하고 마뜩잖기도 하군. 확실한 건... 싫지만은 않아.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최후의 일격을 사용하겠습니까?
체이스:(몸을 낮춘 그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면 집중하세요.
저것이 도시를 덮치기 전에 단 하나의 일격으로 끝내는 겁니다.
체이스:
최후의 일격
기준치:55/27/11
굴림: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937
단 한 번의 공격.
그리고 가장 성공적인 공격.
그 공격의 충격으로 AOC 본부가 붕괴합니다.
신의 절명과 함께, 하늘을 차지하던 악몽은 산산조각 납니다.
충격의 여파로 체이스의 몸 역시 튕겨 나가, 아래로 추락합니다.
완전히 힘이 빠져버린 몸에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떨어지는 당신의 손목을 잡습니다.
하카리입니다.
덜덜 떨리는 팔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게 분명한데도, 놓지 않습니다.
놓을 수 없습니다.
그 표정은 절박합니다.
당신은 하카리가 이제 인간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을 어렴풋하게 깨닫습니다.
잿빛 도시에는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것으로 원점입니다.
회색 도시, 눈보라, 겨울, 크리쳐인 나와 인간인 너.
죽어가는 나.
살아갈 당신.
체이스의 몸은 발끝부터 잘게 가루가 되어 흩날리고 있지만,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오로지 꿈을 꾸는 것처럼 몽롱합니다.
하카리가 무언가 말하지만, 잘 와닿지 않습니다.
이것이 끝임을 직감합니다.
눈이 내립니다.
살아남은 안전도시의 눈입니다.
이 세계는 영원히 겨울일 것만 같습니다.
당신이 보지 못하는 봄은 언젠가 찾아오겠지요.
마침내 되는 것은 타고 남은 재일까요, 세상에 내려앉는 눈일까요.
자, 작별 인사를 읊을 시간입니다.
체이스:(공허를 응시하듯 풀렸던 눈의 초점이 점점 돌아온다. 너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상처받은 표정을 한다면, 좀 슬플 것 같은데...) 하카리. (뜸) 나를 원망하나?
하카리:(복잡한 표정. 눈앞의 상대라면 분명 그럴 것을 알기에 짐작하고 있었으나, 아는 것과 경험한 것은 다르다. 그렇기에 내뱉을 답은 돌고 돌아...) 하지만 어쩔 수 없겠죠.
체이스, 마지막 인사가 그건가요? 저라면 좀 더 다른 말을 할래요. 당신으 발할라에 가겠죠, 폴크방도 나쁘지 않아요. 프레이야도 오딘도 분명 좋아할 거니까요. 그러니...
...
대답은 이어지지 않습니다.
아니, 뭐라 벙긋거린 것 같은데 이제 들리지 않아요.
정말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말을 남깁시다.
체이스:(먹먹하게 울리는 것 같은 네 목소리에 그가 작게 미소 지었다. 마지막에 걸맞은 인사는, 이런 거겠지.) 사랑해, 하카리. ...이건 영겁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것이네.
하카리가 당신을 놓은 게 먼저였을까요, 당신의 손끝까지 전부 흩어져버린 것이 먼저였을까요.
체이스는 이제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음에도, 재가 휘날리는 눈밭을 맨손으로 할퀴듯 긁으며 당신을 찾는 하카리의 모습을 봅니다
멀지 않은 미래, 안전지대는 영웅의 이름을 칭송하며 역사에 기록합니다.
당신은 오래오래 기억될 거예요.
이미지
아, 잠시만요.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체이스는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간신히 제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면, 요란한 색의 조명이 눈을 찌릅니다.
당신은 눈밭이 아닌 번화가 한복판에 누워 있었습니다.
머리가 깨질 것처럼 아프고, 구토감이 밀려옵니다.
"괜찮으세요?"
누군가가 말을 걸지만, 그 얼굴은 두 겹, 세 겹으로 겹쳐집니다.
하늘을 나는 승용차가 빠르게 그 옆을 스쳐 지나가고, 드론이 거리 한복판에 신문을 배부합니다.
가장 높은 건물 꼭대기에 걸린 전광판에 하카리의 얼굴이 걸려 있습니다.
잠깐, 하카리의 얼굴이라고요?
애초에 여긴 어디죠?
이 초등학교 과학 상상화에 나올 법한, 과하게 발전된 SF 도시는 도대체 뭔가요?
체이스가 당황하거나 말거나, 전광판 속 하카리는 낯선 모습입니다.
그는 왼쪽 눈에 안대를 차고, 달라붙는 검은 코트를 입은 채 느슨하게 웃으며 말합니다.
"크리쳐 사태 종식 이후 100년의 시간이 흐른 오늘, 마침내 선포합니다."
"안심하십시오, 시민 여러분. 세계는 영원히 '안전'할 것입니다."
―그날로부터 시간이 흘러,
마지막 이야기의 배경은 100년 후.
준비되었다면 무대 위로 올라오세요.
영웅에게 걸맞은 최후를 준비해두었습니다.
이제 정말 이 이야기는 끝입니다.
자, 영웅이여.
다음 이야기로 나아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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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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